글수 109


'새와 생명의 터'를 알게된 지 이제 한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 새를 보러갈 기회가 온것은 나에게는 특별한 일이었다. 아직은 충분히 알고 있지않은 '새와 생명의 터'의 활동에 대해 한 가지를 더 알게된 시간이 된 것같다. 더욱이 책으로, TV 다큐멘터리로, 무심코 지나쳐 보던 새들을 망원경 속으로 봤을 땐 나를 비롯한 우리 모두는 너무나 신기해했다. '와아~' '~우와~' 절로 나오는 감탄사... 눈으로만 보는 것과 망원렌즈를 통해 그들의 모습을 관찰한 것의 엄청난 차이였다. 주남저수지로 가는 차안에서 본 작은 책, 정성스럽게 그려진 도감에서도 살아있는 새들의 아름다운 빛깔을 다 표현하기엔 부족해보였다.
개인적으로는 가창오리가 제일 예쁜 모습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새와 생명의 터'의 심벌로 선택하신 박미나 선생님은 정말 한 쎈스 하시는 듯~! 다 기억할 순 없지만, 주남 저수지에 있는 기러기, 오리류, 고니류 등의 각기 다른 외양을 보는 것 외에도 그들이 웅크리고 쉬고 있는 모습이나, 부리를 깃에 숨긴 채 고개를 틀고 있는 모습이나, 총총 바삐 거니는 걸음, 쉴새없이 먹이를 쪼아대는 모습들을 보고 있으니 괜히 귀엽고 특별한 것을 본 것처럼 웃음이 나왔다.
특히 대백로가 물 속에서 긴다리로 느릿느릿 걷는 여유로운 자태와 비닐막으로 쳐진 저수지 바로 옆의 공사장과, 대여 자전거의 행렬, 여기 저기 발디디기가 어렵도록 구멍이 뚫려있는 저수지 둑길의 어지러운 모습의 아이러니한 대비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새들을 만나본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지만, 함께 간 회원분들을 만난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구성원도 다양해 부산 토박이 고등학생에서 뉴우질랜드 현지에서 환경 단체에서 봉사경험이 있으셨던 외국인 회원까지...많지 않은 숫자인 덕에 경험이 있으신 분들 (낙동 하구의 김향이님, 최영주님)로 부터 새를 볼 때마다 알아 듣기 쉬운 설명을 듣기도 좋았다.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여 주셨고, 망원경으로 새를 볼때에도 항상 혼자 보는 법없이 함께 보기를 권하셔서 더 많은 새들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새를 보고는 이름을 줄줄 얘기하시고, 새 부리가 왜 틀린지, 깃털이 왜 바뀌는지 등등 많은 것을 알고 계신것 같았다.
새에 대한 사랑이 대단해보였는데, 걸음을 걸을 때도 말을 할때도 조용히, 특히 나일 무어스 선생님은 새의 울음소리를 내며 그들을 불러 들여, 마치 새들과 대화하는 것처럼 보였다.
주남저수지 외에도 명지갯벌 쪽의 낙동강 하구에도 갔었는데, 가장 좋은 곳은 역시 주남저수지 안쪽의 조용한 마을이었다. 한적하고 새와 더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곳이었는데, 이 곳은 덜 알려진 곳이고 사람의 발길이 뜸한 더 자연적인 곳이라 그런지 저수지에 있는 오리들이 더 한가로워 보였고, 작고 이쁜 새들을 정말 가까이서 보고 그들의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이때엔 다들 숨을 죽이고 보고 듣고 있었는데, 차가 지나갈 때엔 다들 아쉬워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차가 지나가고 나면 새들이 다 날아가버리니...) 새들의 휴식에 가능하면 방해가 되지않으려고 애써야했는데, 무엇보다 급한 것은 그들이 편히 쉬고 먹이를 찾을 조용한 장소를 남겨두는 일에 나도 일조해야한다는 어떤 책임감을 느꼈다.
오늘 학교 잔디밭에서 까치를 보고는 괜히 서서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는데 일요일 새를 보고 난 후유증(?)이 아닐까 생각된다 ..ㅎㅎ



김주희님, 온기가 느껴지는 글 감사히 읽었으며
내용에 맞을것 같은 사진을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