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저편의 날개

글: 제프 스타일즈 (새와 생명의 터 캐나다 자문) 2008년 3월 7일

2006년과 2007년 새만금 도요∙물떼새 모니터링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 나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오신 국제적인 도요∙물떼새 전문가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본인 소개와 더불어 한국인 주영기님과 김락현님을 만날 수 있었고, 여러 나라에서 오신 분들과도 개인적인 교류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2007년 겨울, 아내와 함께 호주와 뉴질랜드에 머물게 되었는데 익산에 살며 SSMP 자원 봉사를 하는 동안 만났던 분들을 새만금 지역과는 참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또 다시 만나 친분을 쌓을 수 있었던 사실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으며, 뉴질랜드에 머물면서 오히려 표면상 알고 있던 대한민국에 대해 더욱 깊은 애정을 느끼게 된 것도 흥미로웠다.


애드리안 리겐님의 모습 © Geraldine King

우리가 오클랜드에 머무는 동안 애드리안 리겐(미란다 도요∙물떼새 센타 협의회 위원)님 댁으로 초대를 받기도 했는데 그는 대한민국에 몇 차례 방문한 경험이 있으며 특히 2006, 2007년 SSMP 기간에 함께 새만금 도요∙물떼새 모니터링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애드리안 리겐님 은 중국 북부 얄루지앙 자연보호지구와 미란다 센터의 파트너쉽을 통하여 두 지역 간의 조류 전문가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뉴질랜드 북섬의 탬즈 하구에 위치한 미란다 도요∙물떼새 센타에서 개최한 도요∙물떼새 현장 실습 10차 기념 행사에도 참석하게 되었으니 우리로서는 뉴질랜드에서의 이러한 해후가 대단한 행운이었다.

협의회 위원들과 지역 봉사자들로 구성된 이 실습 과정은 5일 과정으로 이루어지며 모든 신입 탐조인들에게 도요∙물떼새의 세계와 생태 정보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실습 과정은 1998년 이후로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오고 있는데 모든 수료자들은 함께 실습했던 팀원, 팀장과의 교류를 위해 다시 미란다 센터에 초청된다. 우리처럼, 철새 이동 경로의 다른 국가에서 온 분들 모두, 도요∙물떼새 보호에 대한 열렬한 애정을 지녔는데 이렇게 관심이 일치된 모임을 접하게 된다는 것은 멋진 일이었다.

이 센터는 조개밭과 염습지8500 ha에 달하는 조간대 진흙갯벌 끝 쪽에 위치해 있으며, 매년 수 천 마리의 도요∙물떼새의 비번식지 휴식처가 되고 있다. 미란다는 1990년 이후 람사르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동아시아-남양주 철새이동경로 도요∙물떼새 네트워크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들을 발표했다. 미란다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다수의 종들은 봄과 가을에 대한민국을 경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지켜보기 위해 갯벌로 나가는 것이 주된 일과였고, 우린 그곳에서 알지 못했던 많은 놀라움을 경험했다.

미란다에서의 어느 날이다. 큰뒷부리도요와 붉은 가슴도요의 무리를 숨죽여 보는 중에, 새와 생명의 터란 낯익은 글이 쓰인 티 셔츠가 눈에 들어왔고, 그는 바로 새만금에서 만났던 김락현님이었다! 동료 스탠리 박님을 비롯하여, 그로 인해 도요∙물떼새 에 대해 알게 된 소그룹의 한국인들과 함께 있었다. 금강 하구의 갯벌에서 너무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그를 우연히 만났다는 사실과, 2006.2007년 SSMP때 만났던 애드리안 리겐님과 그의 동료 키쓰 우들리님도 그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이 여간 기쁘지 않았다.


미란다에서의 탐조 – 사진 © Miranda Naturalists' Trust

새만금에 대한 소식이 김락현님의 기사로 코리아타운지에 전해지기도 하였는데, 그 곳의 많은 이들이 새와 생명의 터와 AWSG가 주관하는 새만금 도요∙물떼새 모니터링 프로그램과 새만금 매립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듯했고 미란다센터의 몇몇 회원들은 새와 생명의 터의 국제회원이기도 하고, 새만금 도요∙물떼새 모니터링 프로그램 기간 중에 이미 대한민국에 다녀 갔었다. 우리는 동아시아-남양주 철새 이동경로 상에 있는 국가의 국민들과의 친교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는데, 해마다 뉴질랜드를 떠나 대한민국으로 향할 도요∙물떼새들은, 다음 해 무사히 돌아 올 수 있기를 기원하는 뉴질랜드인들의 염원이 담긴 배웅을 받게 된다. 번식지인 시베리아와 알래스카까지 이어져야 할 그 철새들의 여정에는 안전한 휴식을 위한 장소와 충분한 먹이가 보장 되어야 한다. 수 천년 동안 그들의 불가사의한 계절 이동을 계속해 온 이 놀라운 생물체를 지켜내기 위하여 우린 함께 뭉쳐야만 한다.

도요∙물떼새들로 인해 다지게 된 이러한 인연을 잇기 위해 올해 봄, 2008새만금 도요∙물떼새 모니터링 프로그램(SSMP)이 다시 시작될 대한민국에서의 4월을 나는 기대한다. 뉴질랜드 습지에서의 한국인과의 만남 그리고 한국 습지에서의 캐나다인과의 만남이 이젠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활발히 활동 중인 미란다 도요∙물떼새 센타에 대한 좀더 자세한 정보는 아래 사이트를... 미란다 도요∙물떼새 센터.


Photo © Miranda Naturalists' Trust

번역: 전현애 (새와 생명의 터 평생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