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면 화동습지

글: Dr. 나일 무어스/새와생명의터 대표, 2014년 4월 26일

조류학자들에 의해 실시된 그 간의 연구·조사 범위가 한정되었지만 백령도는 물새류에게 중요하다. 섬 안에서 물새류에게 가장 중요한 서식지로는 약 400ha(121,000평)에 이르는 갈대밭, 얕게 펼쳐진 습지, 37.93N, 124.69E 지점의 화동 염전과 훨씬 넓은 저수지인 백령호가 가까이에 있다. 물새들은 이 작은 습지들을 오가며 먹이를 섭취하고 안전하고 인적 없는 곳을 둥지로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곳은 도로 건설과 공사로 이제 위기에 처해있다.

2013년 3월, 5월 및 11월에 이어 2014년 2월, 3월과 4월에 걸쳐 조사를 하는 중에, 화동 일대 총 40ha(121,000평)에 이르는 습지에 서식하는 조류 중에는 8종의 지구상 멸종위기종들과 준위협종도 있었다. 그 중에 단일종이며 지구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 Platelea minor (Black-faced Spoonbill)로 5월에 볼 수 있고 2013년 11월과 올해 3월 사이에 지구상 멸종위기종인 황새 Ciconia boyciana (Oriental Stork) 무리도 발견되었다. 11월 초에 3~6개체의 황새가 있었으며; 2014년 1월에는 언론매체를 통해 17개체의 황새를 발견했다는 한겨레신문의 보도(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20general/620159.html)가 있었으며; 2월 말에도 최소 14개체가 있었다. 이것은 2013년/2014년 겨울에 국내에서 최고의 밀집을 보인 곳이라고 할 수 있으며 또한 새와생명의터가 알기에는2000년 중반 이후 국내 최고의 밀집이다. 게다가 그 곳에서 2013년 11월에는 1,200개체의 큰부리큰기러기 Anser fabalis (Taiga Bean Goose)를 관찰했으며 국내 희귀종인 혹고니 Cygnus olor (MuteSwan) 와 회색기러기 Anser anser (Greylag Goose)도 그 곳을 이용한다.

이 습지에서는 번식하는 종들도 밀집되어 서식한다. 2013년에는 번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종으로는 논병아리 Tachybaptus ruficollis (Little Grebe)를 비롯하여 덤불해오라기 Ixobrychus sinensis (Yellow Bittern), 큰덤불해오라기 Ixobrychus eurhythmus (Von Schrenck’s Bittern), 검은머리물떼새 Haematopus (ostralegus) osculans (Far Eastern Oystercatcher)와 흰물떼새 Charadrius alexandrinus (Kentish Plover)이 있다.

해당 습지에서는 일 년 내내 높은 밀집도를 보이며 새들이 서식한다. 지구상 취약종과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물새들이 서식하기도 한다. 후자의 이유로 인해 람사르조약이 규정한 평가기준에 따라 물새류에게 세계적으로 중요한 곳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 적절한 관리가 따른다면 새와 사람 모두를 위해 그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습지 일부는 폐염전이므로 생태기행자와 학생들을 위한 특이한 체험 장소로 이용될 수 있으며 이미 각광받는 백령도의 관광산업을 더욱 활성화시켜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새들의 서식함으로써 가치를 지닌 이 습지의 상당 부분이 현재는 공사 위기에 처해있다. 2013년에 하수도 공사를 시작으로 습지의 북단에 이르는 도로 신설 공사가 2014년 3월부터 시작되었다. 2014년 4월 26일 현재, 그 습지 구역 내37.941 N, 124, 693 E지점(습지와 저수지를 나누는 500m길이 제방의 북동쪽 가장자리)에서 도로는 끊겼다. 제방을 따라 북서쪽 코너에서 주 도로까지를 잇는 도로 공사가 진행된다면, 북서쪽 코너 (습지를 가로지르는 도로 신설로 감소되는 주행거리는 약 1km 정도)에서 습지까지 미치는 소란이 상당히 가중될 것이다.

이 곳을 이용하는 물새들의 성향을 감안하면, 도로가 연장될 경우 황새나 큰 무리로 모여 월동하는 물새들이 더 이상 서식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기에 인천광역시와 백령도 정책 결정권자들에게 백령호와 화동 습지 일대의 보전과 아울러 도로 폐쇄나 공사 취소를 고려해줄 것을 호소한다.


10 멸종위기종 황새 Ciconia boyciana 2014년 2월, © 심규식


화동습지, 2014년 4월, © 나일 무어스


화동습지, 2014년 4월, © 나일 무어스


새 도로는 아직 건설 중이다, 2014년 4월, © 나일 무어스


새 도로는 아직 건설 중이다, 2014년 4월, © 나일 무어스

부록

2013년과 2014년 화동습지에서 발견된 지구상 멸종위기종과 준위협종.

  1. Swan Goose 개리 Anser cygnoides 취약종
  2. Falcated Duck 청머리오리 Anas falcata 준위협종
  3. Japanese Quail 메추라기 Coturnix japonica 준위협종
  4. Oriental Stork 황새 Ciconia boyciana 멸종위기종
  5. Black-faced Spoonbill 저어새 Platelea minor 멸종위기종
  6. Steller’s Sea Eagle 참수리 Haliaeetus pelagicus 취약종
  7. Yellow-breasted Bunting 검은머리촉새 Emberiza aureola 멸종위기종
  8. Ochre-rumped Bunting 쇠검은머리쑥새 Emberiza yessoensis 준위협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