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란 무엇인가?
글 : 김 수경

습지는 물이 있는 땅을 의미한다. 강, 갯벌, 늪, 논 등이 습지에 속한다. 그 중 늪지생태계는 강의 배후습지로 매년 강의 범람과 함께 다시 시작된다. 우포늪이 대표적인 늪지이다. 강이 범람하면서 물 속에 사는 생물들은 늪지로 이사를 간다. 늪지와 늪지들도 연결 되어 물 속의 어류, 수서곤충류, 양서류들이 서로 교류하게 한다. 그러다가 물이 점차 빠지면서 군데 군데에만 늪지들이 남게 된다. 범람이 끝난 늪지에는 다양하고 많은 수의 생물들이 자리 잡게 되며, 토양에는 유기양분이 가득 공급이 되어 비옥한 땅이 된다. 생물들은 다음해에 다시 범람할 때까지 그 곳에서 살며, 번성하게 된다. 강의 범람은 늪지 생태계에 이처럼 중요한 행사이다. 사람들에게는 일시적으로 피해를 주는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가 의존하여 살고 있는 습지 생태계를 건강하게 하므로, 식량자원(어류, 갑각류, 수생식물류 등)을 제공하고, 깨끗하고 풍부한 수자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그 곳에 사는 다양한 수조류를 비롯한 생물들도 그러한 강의 범람 역사와 함께 늪지 생태계에서 오랜 동안 적응하며 살아오고 있다.


늪 생태계(우포늪)

늪지 생태계는 다양한 작은 생태계(개펄, 갈대밭, 인근 논, 수심이 깊은 곳, 수심이 얕은 곳 등)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다양한 수조류들이 서식하는 생태계이나, 작은 생태계가 파괴되면 그 작은 생태계에 독특하게 의존하며 사는 새들이 사라지게 된다. 위의 두 종류의 수조류의 예처럼 새를 통해서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생태계의 변화를 깨달아 보전하여야 할 것이다. 늪 생태계에 서식하는 조류는 황새, 노랑부리저어새, 왜가리, 백로, 뜸부기류, 기러기류, 오리류, 도요·물떼새류 등이 있다. 각각의 새들의 모습이 모두 같지 않으며, 늪지 내에서도 각각의 종류의 새들이 있는 장소가 다르다. 황새는 늪지 내에서도 작은 연못처럼 물이 고여 있는 장소에서 물 속을 부리로 쿡쿡 찌르며, 물고기를 사냥한다. 노랑부리저어새는 같은 장소에서 서식하나, 물 속에 부리를 담그고 휘휘 저으며 물고기를 사냥한다. 왜가리는 마네킹처럼 움직이지 않고, 물고기가 가까이 오기만을 기다리다가 물고기가 근접해오면, 긴 목을 접었다가 펴면서 성공률이 높게 사냥한다. 기러기는 늪지의 가장자리에 드러난 개펄에서 주로 생활하며, 수생식물의 뿌리와 열매를 캐서 먹는다. 도요, 물떼새류는 물가의 개펄에서 걸으며, 긴 부리로 진흙 속을 찌르며, 지렁이, 저서곤충류 등을 사냥한다.


기러기류(큰기러기) © 새와 생명의 터


오리를 사냥한 매류(참매) © 정순구

이렇게 늪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늪지 생태계의 작은 부분이 망가져버린다면, 독특하게 그 곳에만 사는 수조류 종류는 사라지게 되고, 청둥오리처럼 다양한 환경변화에 잘 적응하는 수조류들이 증가하게 된다. 한 예로 황새(천연기념물 제 199호)는 과거 우리나라에서 번식을 했던 텃새였다. 마을 주변의 높은 나무 위에 나뭇가지로 1~1.5m 폭의 둥지를 지어 2~3마리의 새끼를 키웠다. 그러나 농약 사용량이 증가되면서 먹이감이 되는 개구리, 미꾸라지, 붕어 등에 농약이 농축되게 되면서, 면역력이 약한 황새는 번식도 실패하게 되고, 죽게 되었다. 또한 늪지를 매립하여 논으로 만들고, 늪지가 점점 작아지면서 사냥할 수 있는 먹이량이 점차 줄어들었다. 이러한 여러 이유 때문에 마지막 과부황새 1마리가 동물원에서 보호를 받다가 죽으면서, 우리나라 황새는 1994년에 모두 멸종되었다. 지금은 매년 러시아 아무르 강 유역에서 번식을 한 황새 약 20~50여 개체가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아온다. 해남 간척지(갯벌 매립), 서산 간척지(갯벌 매립), 낙동강 유역등지에서 월동을 하는데, 이 서식지들마저도 개발의 위험이 있어, 황새의 미래가 걱정스럽다.


황새 © 새와 생명의 터


깝작도요 © 새와 생명의 터

‘뜸뿍뜸뿍 뜸뿍새~ 논~에서 울고‘ 오빠생각이라는 동요의 한 소절에 등장하는 뜸부기는 과거 지금의 쇠물닭처럼 우리 주변에 흔히 살았던 수조류이다. 뜸~뜸~하며 논이나 늪의 가장자리에서 살던 이 새들은 수서곤충, 수생식물 등을 먹으며 산다. 그러나 농약 사용의 증가로 먹이생물이 오염되게 되고, 농경지가 도로 등으로 쪼개어 지게 되면서 그 수가 점차 감소하여, 이제는 한국에서는 희귀한 새가 되어 넓은 농경지가 있는 해남, 서산, 남해안 지역 등에서만 관찰되고 있다.


한가로운 황새무리 © 최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