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D의 생물다양성보전 공로상 수상자 선정에 대한 실망감

아흐메드 조글라프 생물다양성협약 사무총장님께,

세계습지네트워크(World Wetland Network; WWN)은 대한민국 창원에서 있었던 제 10 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설립된 이후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독립 네트워크로 현재 전세계 300 여 이상의 습지 관련 비정부기구(NGOs)와 전문가, 지역공동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세계습지네트워크는 생물다양성협약이 생물다양성 보전에 대한 공로로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에게 공로상을 수여했다는 사실에 대해 매우 크게 실망했습니다. 한국의 ‘녹색성장’ 정책과 녹색 기술, 국제환경협약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만 현재 한국의 정책들은 생물다양성 손실 속도를 촉진시킬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은 한국 내에 있는 세계습지네트워크 협력 단체뿐만 아니라 저명한 한국 및 국제 전문가들이 제공한 구체적인 정보에 근거한 것입니다.

이번에 수여한 공로상은 명백히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으며 조만간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시에서 개최되는 제 10 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를 통해 비준될 새로운 전략계획의 의미를 훼손하는 것입니다. 저희는 이 상을 수여한 것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생물다양성 보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습지와 생물다양성 보전 관련 국제적인 단체와 인사들은 지금 한국에서 몇 개의 매우 파괴적인 초대형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공로상은 생물다양성협약의 신뢰성을 훼손할 것입니다. 둘째, 이 공로상은 한국 내에서 4 대강 사업과 새만금 간척사업, 송도갯벌 매립, 조력발전 계획 등 현재 진행중인 개발사업의 부정적인 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비정부기구(NGOs)와 학자 등 여러 관련 당사자의 훌륭한 활동을 훼손합니다. 공개적이며 정기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공식적인 제도가 부재하여 이러한 사업에 대해 정책결정당국과 의미있는 방식으로 논의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지금도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공로상이 수여된 것은 4 대강 사업을 비롯한 여러 환경 관련 정책이 생물다양성협약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다는 것으로 여론을 더욱 호도하는데 활용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각계의 노력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공로상을 수여한 것은 한국과 다른 나라들이 생물다양성협약이나 람사르협약의 전문가 지침에 반하여 생태계를 훼손하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토목공학적 사업을 계속 추진하도록 부추길 것입니다.

이러한 저희의 깊은 우려를 좀 더 설명하기 위해 대규모 서식처 환경 변화와 생물 종 손실을 초래할 것이지만 한국의 정책결정권자에 의해 지속 가능한 ‘녹색성장’ 사업으로 손꼽히는 세 가지 사업에 대한 자료를 아래에 제시합니다.

  1. 한국의 4 대강 사업은 ‘복원’ 사업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준설과 댐 건설 등 토목사업이 많이 포함되어 대규모로 하천과 주변 습지의 생물다양성 손실을 초래할 것입니다. 한국 정부가 생물다양성협약에 제출한 제 4 차 국가보고서에서도 이러한 토목사업이 생물다양성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명기되어 있습니다.

    “... 하천의 고유한 생태계는 현재 다양한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요인에 의해 크게 교란되고 있다. 물리적인 요인에는 댐 건설과 인공적인 강의 직강화, 준설, 골재 채취, 제방 축조, 수중 보 건설과 인공저수지 등이 있다” (제 4 차 생물다양성협약 국가보고서, 2009년).

    4 대강 사업은 최소한 190 억 달러를 들여 (주요 조류 보전지역들과 하나의 람사르습지를 포함한) 수백 킬로미터의 하천과 지역사회에 악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에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 장기적이고 공개적인 고위급 이해당사자 협의가 진행되어야 하며, 광범위하고 정밀한 환경영향평가가 수행되었어야 합니다. 또한 이러한 과정은 생물다양성협약과 람사르협약 같은 국제적인 협약의 지침과 정신에 따라야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협의 과정은 거의 없었으며, 환경영향평가는 완전히 부적절했으며 겨우 4 개월만에 끝났습니다. 지금도 진행중인 모니터링 작업에 대한 자료는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개발자 이외의 당사자가 제기하는 생물다양성 보전에 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절차가 없습니다.

  2. 2006 년에 33 킬로미터에 달하는 새 만금 방조제가 연결되어 30,000 헥타르의 조간 대 습지와 10,000 헥타르의 얕은 바다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호주 뉴질랜드 도요 물떼새 연구단과 새와 생명의 터가 수행한 새 만금 도요 물떼새 모니터링 프로그램(SSMP)의 결과 새 만금 간척사업이 이동성 도요 물떼새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붉은 어깨도요의 경우 전세계 개체군의 20% 이상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을 대신하여 국제조류보호연합(BirdLife International)이 멸종위기 종 목록에 지구적인 취약 종으로 등재하게 되었습니다. 새 만금 하구습지 생태계의 상당 부분이 복원될 수 있는 상태이지만 개발부서는 여전히 지구적으로 중요한 이 습지를 마른 땅으로 만드는 것을 “녹색” 사업이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3. 이미 한국의 모든 조간 대 습지 가운데 70% 이상이 매립되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2008 년에 “조간 대 갯벌은 보전되어야 하며 현재 한국에서는 대규모 매립사업이 승인되지 않는다”(람사르 총회 결의문 X.22)고 공식적으로 밝혔음에도 남아있는 조간 대 습지의 훼손을 초래하는 더 많은 매립과 조력발전 사업 계획이 승인되었거나 추진 중입니다. 인천 송도갯벌에서의 대규모 매립이 2009 년 3 월에 승인되었는데, 이 때문에 람사르 협약이 정한 기준에 따라 국제적으로 중요한 밀도로 이곳을 서식처로 이용하는 물새가 송도갯벌에서 번식하는 지구적인 멸종위기 종 저어 새를 포함해 11종이나 되는 중요한 습지가 손실될 것입니다.

이러한 모든 자료는 일반에 공개된 것이며, 비 정부기구(NGOs)의 보고서나 과학 전문지, 생태계 보전 관련 문헌에 나와있는 내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물다양성협약이 이러한 내용을 고려하지 않았거나 이에 대해 독립적인 전문가나 단체와 협의하지 않고 세계생물다양성의 해에, 제 10 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와 11 월에 한국에서 있을 G20 회의를 앞두고 공로상을 수여한 것에 대해 저희는 매우 크게 실망했습니다.

그러므로 저희는 생물다양성협약이 협약의 명예를 유지하기 위해 이 상을 수여한 것에 대해 재검도하기를 촉구합니다. 또한 저희는 한국이 이상의 매우 파괴적인 사업을 백지화하든지 축소하도록 생물다양성협약이 노력하기를 촉구합니다. 이를 통해 생물다양성협약의 규정에 합치되는 진정한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크리스 로스트론

일본 람사르 네트워크
새와 생명의 터
운하 백지화 국민행동
낙동강 지키기 국민연대(부산·경남·대구경북운동본부)
생태지평연구소
녹색연합
한 살림
iCOOP생협
환경운동연합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전국교사모임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PGA습지생태연구소
습지와 새들의 친구

이 서한은 유엔환경계획(UNEP, 아킴 슈타이너 사무총장), 이동성생물보호협약(CMS, 엘리자베스 마루마 음레마 사무총장), 람사르협약 사무국 (아나다 티에게 사무총장),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국제조류연합 (BirdLife International), 국제습지연합(Wetlands International), 세계자연보호기금(WWF)에게도 함께 발송되었습니다.

위 서한은 2010년 9 월 6 일 WWN 및 WWN 회원 단체의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됩니다. 국문 번역본은 한국습지NGO네트워크 (KWNN)에서 제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