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기사 2011년 12월
추락하는 생물다양성: 지속 불가능한 발전의 증거

대한민국은 전 세계의 부유한 나라들과 어깨를 겨룰 만큼 성장해왔다. 수십 년간의 노력과 희생을 치르고 2010년 세계은행의 발표에 따라 우리나라는 세계 15번째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였다. 2012년에는 국내총생산이 3.5%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처해있는 빈곤한 경제 상태를 고려해볼 때 이러한 성장과 발전은 참으로 괄목할만하다. 하지만 이는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인가?

UN, 각 국가와 보전 전문가들이 여러 차례 밝힌 UN밀레니엄발전목표 (이후 MDG로 칭함)는 그 정의와 함께 국가와 국제적 차원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합의된 주요목표와 일련의 실천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MDG는 상호 밀접한 8개의 주요목표로 이루어지는데, 한 실천목표의 진전은 또 다른 항목의 진전으로 이어지므로 서로 연관성이 있다. 이 실천목표는 명료하고 객관성있는 시간 범위와 성공의 벤치마킹을 담고 있다. 기후변화와 주로 관련된 실천목표 7.A, 생물다양성에 중점을 둔 실천목표7.B도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위한 주요 목표에 속해 있다.

조류와 조류서식지 보전에 공헌하는 본 단체, 새와 생명의 터는 생물다양성감소율을 현저히 낮출 것을 촉구하는 실천목표 7.B에 가장 중점을 둔다. 생물다양성의 보전은 윤리적 책임과 동시에 생태계 기능 유지에 본질적임을 우리는 인식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능들은 건강한 지구 물 순환과 대기권 유지에 불가분의 관계이다. 각 실천목표는 긴밀히 얽혀 있으므로, 한 실천목표 (예. 온실가스 방출 감소) 의 성취는 또 다른 실천목표 (예. 생물다양성감소율 낮추기)의 성취하는데 기여한다. 그렇기에 MDG에서 밝히고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은 인간 삶의 질을 동시에 향상시키며 자연적인 환경 보전을 향해가는 포괄적이며 일관성있는 접근법이다. 그리고 이와 뗄 수 없는 생물다양성 보전의 성공과 실패는 정치적 편견과 무관하게 개발 모델이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가 또는 지속 불가능한가를 우리에게 객관적으로 시사해준다.

유감스럽게도, 그러한 증거는 국내에서 확실히 나타나는데 조류 생물다양성을 포함한 생물다양성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1910년과 2009년 간 국내 자료에 나타난 조류현황 분석은 정기적으로 출현한 조류종 3분의 1이 지난 100년간 상당히 감소했음을 보여주는데, 국내에서 정기적으로 기록된 지구적 보전관심종 50종 중 최소 24종이 감소된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같은 기간 중에, 이러한 지구상 위기종/위기근접종(지구적 보전관심종)인 조류 50 종 중에서 겨우 3종만이 증가했다는 근거가 있다 (무어스 2011). 엄청난 관심 속에서 감소율은 확실히 높아가고 있다. 환경부 생물자원관이 발행한 한 보고서(NIBR 2011)에는 임의적으로 선택한 406곳의 조사지에 널리 분포해 있는 20종의 카운트 데이터가 실려있다. 일부 종은 1990년대 중반에, 어떤 종은 2000년대 초반에 정기적으로 카운트하였다. 본 단체가 이 데이터를 분석한 바로는 전국에 널리 분포된 20종 중에서 15종은 현재 급격히 감소하고 있고 증가한 것은 3종 뿐이다. 오리 종 중 몇 종(지난 15년간 81% 감소한 원앙 Anas platyrhynchos)의 감소 규모가 가장 크다. 또한 지난 16년간 꾀꼬리 Oriolus chinensis 는 57% 감소하였고, 참새 Passer montanus 는 15년간 49% 감소하였으며, 같은 기간 꿩Phasianus colchicus은 47% 감소하였다. 11년간 33% 감소한 까치Pica pica 와 같은 짧은 기간에 제비 Hirundo rustica 는 27%까지 감소하였다. 다시 말해서 논밭에서, 습지와 숲에서 가장 쉽게 우리들의 눈에 띄었던 흔하고 친숙한 종들이 이제 급격히 줄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로 비추어볼 때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 서식지와 전국에 걸친 개발은 지속불가능하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식물다양성을 없애고 급감시키는 주요 요인 다섯 가지는 서식지 변형, 오염, 인구 과잉, 외래침입종과 기후변화 (CBD CBD 2010)로 확인되어 왔다. 많은 경우에 이러한 요인은 상호 작용으로 “인위개변 (人爲改變) 칵테일” (Travis 2003) 이라는 위험한 상황을 낳는다. 예를 들어, 형질 저하된 서식지는 온전한 상태보다도 외래종이 침입할 여지가 훨씬 많으며, 서식지 소실에 나쁜 영향을 받은 종들 또한 기후변화에 쉽게 악영향을 입을 소지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식물다양성을 감소시키고 추락시키는 5가지 주범은 무엇일까?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천연 서식지가 엄청나게 없어지고 형질이 저하된 증거는 가까운 주변을 둘러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지난 수십 년간 특히 국내에서 새들이 많기로 알려졌던 곳 중 상당한 지역이 대규모의 공사와 교란 증가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중요한 도요•물떼새 서식지 (새만금하구계)도 그렇다. 2006년 방조제가 막힌 이후, 해당 지역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도요•물떼새 수는 격감해왔다 (Moores et al. 2008).
이제 극심한 멸종위기종인 넓적부리도요 Eurynorhynchus pygmeus 와 취약종인 붉은어깨도요 Calidris tenuirostris 두 종의 지구적 보전 현황도 결과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도요•물떼새 서식지로 국내에 남아있던 중요한 곳들 (강화, 영종, 인천 송도, 남양만, 아산만)들 또한 매립 중이거나 매립의 위기에 처해있어 형질 저하의 정도는 앞으로도 더욱 악화될 것이며 이러한 변화로 도요새와 물떼새의 감소 또한 가속화될 것이다. 2010년까지 국내에는 겨우 약 110,000헥타르(332,750,000평)- 100년 전에 비해 4분의 1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조간대습지만이 남아 있었다. 이렇게 지역 대부분의 소실은 겨우 지난 25년 간에 일어난 것이다 (Birds Korea 2010). 조간대습지의 파괴를 가져오는 매립은, 이따금 담수 습지 서식지 일시적 조성이라는 결과를 낳는다. 하지만, 보전 법률을 강화하지 않으면, 이러한 지역 역시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형질이 저하되고 새를 보기도 어려워질 것이다. 예를 들어 천수만 간척지는 오리류와 거위류의 상당수가 현재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 습지는 겨우 다섯 곳뿐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 물새 네트워크 보호구역 중의 한 곳으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이런 보호구역조차도 대규모의 도로, 교각 공사와 농경지 확장으로 위기에 처해있다.

서식지 변화: 서산매립호수 A를 따라 공사 중인 도로와 교각, 2011년 11월

민감한 조류 종에게 이러한 개발은 이 지역뿐이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의 감소를 일으킬 것으로 우리는 예상한다. 내륙 오지부터, 국가를 가로지르는 댐들과 하천 준설 (일부는 4대강사업에 수반되는)은 낮은 수심의 하천 서식지를 엄청나게 파괴시키는데 공식적인 “보호”지정지인 구미 습지까지도 그 영향권에 있다. 여기도 국내 5 곳의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 물새 네트워크 보호구역 중 한 곳이다. 환경부의 겨울철조류동시센서스 연간 자료에 근거하면 이러한 ‘서식지 변형’은 영향을 받은 지역에서의 일부 종 감소를 초래해왔으며 무어스 등(2010)에서도 일찍이 예측한 바 있다.

국가적으로 적절한 연구•조사를 시행하고 환경적인 지속가능성의 핵심 요소인 주요 서식지를 보전을 위한 자금이 필요할텐데 그렇다면 우리에게 그러한 경제적 여유가 허락되는가? 그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국제 규모의 회의(예. 2008년 람사르 10차 총회와 2012년 세계자연보호연맹 총회) 개최, 인천의 EAAF 파트너십 사무실 지원, 그리고 2011년 10월부터 새로 유치한 UN기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삼주체제-경제적 성장, 삶의 질 향상, 환경 보호-을 접목”시킬 목적임: 2011 UN 뉴스센터)유지를 위한 자금 등은 이미 확보하였다.
거대한 ‘자연 센터” (약 250억원의 비용으로 10월에 건립한 천수만의 버드랜드를 포함) 공사와 금강 철새축제와 같은 연례 행사 개최에도 거액을 쏟아 부었다. 이 두 경우는 서식지 내에 엄청난 훼손을 일으키고 세계적으로 중요한 습지 내의 서식지가 소실되는 원인이 된다. 어마어마한 금액이 소비되었지만, 서식지 자체를 보전하기 위해 투자된 예가 있는가?

축제와 건물 신축에 소비되는 자금: 군산세계철새축제 현장, 2011년 11월

제안된 수많은 “녹색 에너지”사업의 지속가능성은 또 무엇인가? 신 녹색에너지 정책은 환경지속가능성을 두고 볼 때 밀레니엄발전목표의 실천목표7.A에 필수적으로 부합되어야 한다. 2009년까지 세계 9번째의 CO2 배출국이 되었고, 1인당 배출율은 20개의 최대 배출국 중에서도 6번째로 높았다(UCS 2011). 더군다나 이러한 수치는 천연서식지인 산림지와 특히 조간대습지의 감소된 면적 (자연적인 탄소고정화 수용력이 떨어짐으로써 다시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음) 까지는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최근 세계은행 환경과가 발행한 연구 결과는 일반적으로 연안습지 매립은 50년 간, 1 ㎢에서 1년당 약 2,000톤의 약 2천톤의 이산화탄소(CO2) 를 대기권에 추가적으로 방출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밝혔다(Crooks et al. 2011). 탄소중립개발의 필요성은 환경부의 “새만금의 생태환경용지 조성방안 국제심포지엄”(2011년 11월 24일 서울)에서 제기되었다. 그러나 MDG와 과학적 사실에 아랑곳없이, 국내의 탄소발자국 줄이기에 관련된 새만금과 그 외 조간대습지의 중요한 역할에 대한 그 어떠한 의견 교환이나 발표도 없었다.

현재로서는 전 세계 많은 지역과 우리나라에서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것은 더 많은 기간 시설 구축이나 공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즉 예전과 같은 사업이 녹색 세탁된 버전으로 바뀐 것이다. 2010년 10월에 정부는 2011년과 2015년 사이에 추가적으로 36억4천 달러가 투입될 것이라는 신생에너지와 재생가능에너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Wang 2011). 그러한 계획에는 조력발전도 포함된 것이다. 조력발전은 조간대습지 소실과 함께 생물다양성 소실, 탄소고정화의 감퇴, 온실가스배출 증가를 일으킨다. 조력발전소 설치를 위한 투자보다는 조간대습지를 보전하고 복원하는 것이 보다 지속가능하고 비용적으로도 훨씬 싸지 않을까? 서해상에 세계 최대의 풍력발전시설을 세우겠다는 제안도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이러한 풍력발전시설로 인해 황해를 지나 이동하는 철새종의 치사율이 상당히 높아질 것에 대한 연구라든지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잠정적 영향에 대한 연구 조사도 거의 시행된 바 없다.

대한민국에서 현재 제안된 매립과 대규모 에너지사업은 객관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 말할 수 없다. 이는 세계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장기적 국익을 안겨 주지 않는다.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우리는 우선 과도한 소비를 줄여야 한다. 적절한 연구•조사를 시행해야 하고, 잘못된 (사회적, 경제적, 생태적으로 어긋나게 고안된) 개발 사업을 취소해야 한다. 보전법규를 강화하고, 보호 구역을 성실히 지정하고, 그리고 국내 및 해외까지 경제 성장과 삶의 질, 생물다양성보전을 확실히 접목하여야 한다.

2011년 12월 새와 생명의 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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